'지진의 추억'…다시 불안하다
"작년에 공포로 떨었던 기억이 되살아난다." "불안하긴 한데 빅원 가능성은 상대적으로 낮다니 다소 안심이 된다." 오렌지카운티와 인근지역 주민들 사이에 지난해 3월 28일 발생한 라하브라 지진의 기억이 되살아나고 있다. 연방항공우주국(NASA) 산하 제트추진연구소(JPL) 연구팀이 최근 '2014년 라하브라 지진으로 추론한 LA 인근 대규모 지진 가능성' 연구 결과를 발표한 것이 그 계기다.본지 21일자 A-1면> 연구팀은 라하브라 지진을 일으킨 단층대에서 2018년 4월까지 규모 5.0 이상 지진이 발생할 확률이 99.9%이며 규모 6 이상 '빅원'이 올 확률은 34.7%라고 전망했다. 지난해 라하브라에서 발생한 규모 5.1 지진은 진앙지였던 라하브라와 인근 풀러턴, 라미라다, 브레아, 사이프리스, 부에나파크 등지 한인들에게 큰 공포를 안겨준 바 있다. 지진의 규모는 그리 크지 않았지만 진앙이 지표면에서 불과 0.6마일 깊이였던 탓에 진앙 인근 한인들의 집과 비즈니스에선 선반의 물건들이 떨어지고 가구가 넘어지는가 하면 벽에 금이 가는 피해를 입은 사례가 많았다. 라하브라와 풀러턴, 라미라다 일부 지역에선 전기가 끊기고 개스가 새어 나오거나 상수도관이 터졌다. 비록 JPL 연구팀이 규모 5.0 이상 지진이 라하브라 지진의 진앙에서 반경 62마일 이내 어디서든 일어날 수 있다고 밝혔지만 지난해 생생한 체험을 했던 OC북부 한인들이 느끼는 지진에 대한 공포는 타 지역 주민에 비해 상대적으로 더 클 수밖에 없다. 라미라다에 사는 40대 신영우씨는 "집안 곳곳에 올려놓은 물건이 모두 바닥에 떨어졌고 차고에서 집안으로 들어오는 벽에 금이 갔다. 머지 않아 작년 같은 지진이 또 일어날 가능성이 높다고 하니 불안하지만 빅원 가능성은 낮은 것 같아 위안이 된다"고 말했다. 풀러턴에 거주하는 차윤성 아이캔 이사장은 "작년 지진으로 집이 난장판이 됐고 집 안팎 벽 여러 곳에 균열이 생겼다. 특히 아내가 침대에 누워있다가 갑자기 집이 흔들려 벌떡 일어났는데 그 직후 머리맡 벽에 걸려있던 대형 시계가 아내의 얼굴이 있던 자리에 그대로 떨어졌다. 조금만 늦게 일어났다면 큰 일을 당할 뻔 했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라하브라 지진을 겪었던 한인 중 상당수는 이후 나름대로 지진대비책을 강구했다. 신씨는 "병물을 항상 비축하고 캔푸드, 건조식품을 담은 비상식량 주머니를 4개 마련해 집안 곳곳에 놓아뒀다."고 설명했다. 차 이사장은 "지난해 지진을 겪고 나서 장식장마다 못을 박아 벽에 고정시켰다. 식수와 비상식량, 손전등도 마련했다"고 말했다. 임상환 기자 지진대비 용품들 ▶최소한의 비상용품=일인당 하루 물 1갤런씩 사흘치, 비상식량 사흘치, 구급약 상자, 평소 먹는 약 일주일치, 손전등을 백팩이나 바퀴가 달린 소형 여행가방 등 휴대가 편리한 가방에 넣어 출입문 근처에 놓아둬야 한다. 이는 비상시 대피할 때 필요한 최소의 대비다. ▶추가로 갖추면 도움이 되는 비상용품=지진 이후 집에 머물고 있을 때를 대비해 일인당 하루 물 1갤런씩 2주치, 비상식량 2주치를 비축해 놓는 것이 좋다. 전기, 수도, 개스가 끊길 수 있기 때문이다. 손전등, 배터리로 작동하는 라디오, 여분의 배터리, 구급약 상자, 평소 먹는 약 일주일치, 다용도로 쓸 수 있는 스위스칼, 깡통따개, 처방전, 신분증, 주택 등기서류, 임대 계약서, 여권, 출생증명서, 보험증서, 셀폰과 충전기, 가족 연락처와 비상연락처, 현금, 담요, 거주지 인근 지역 지도를 갖춰놓으면 큰 도움이 된다. 지진대비용품은 6개월에 한 번씩 유효기간을 확인하고 필요하면 교체해야 한다. *자료=남가주적십자사(preparesocal.org)